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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 제2화 편독주환(5)

by 장만리 2024.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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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의 권력 다툼과 두 황태후의 충돌

다음 날 조정이 열리자, 동태후는 황자 진류왕으로 봉하고, 동중표기장군으로 임명하며 장양 등 십상시들이 정사에 참여하도록 명을 내렸습니다. 

이를 본 하태후는 동태후가 권력을 독점하고 있음을 느끼고, 궁중에 연회를 준비해 동태후를 초대하였습니다. 

술이 거나해질 무렵, 하태후가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들어 공손히 두 번 절하며 말했습니다.

“우리 모두 여인으로서 정사에 참여하는 것은 마땅치 않습니다. 

옛날 여후가 권력을 쥐었을 때 그 일족이 천 명이나 되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제 우리도 깊숙이 물러나고, 국가의 중대사는 대신들과 원로들이 상의하도록 맡기는 것이 나라를 위한 길입니다. 

부디 숙고해 주십시오.”

이 말을 들은 동태후는 크게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네가 왕미인을 독살하고 질투로 마음을 어지럽히더니, 이제는 네 아들이 황제에 오르고 네 형제 하진이 권세를 잡자 감히 나를 비난하다니! 

내가 표기장군에게 명하면 네 오라비의 목을 따는 것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보다 쉬운 일이다!”

 

하태후도 이에 분노하며 말했습니다. 

 

“나는 좋은 뜻으로 권했을 뿐인데, 어찌 이렇게 화를 내십니까?”

궁중은 순식간에 긴장으로 물들었습니다.

 

 

두 궁의 갈등과 십상시의 계략

 

동태후가 말했습니다

 

“너희 집안은 백정에 불과한 천한 무리들인데, 무엇을 안다고 설치느냐!”라며 두 태후가 서로 싸웠습니다.

 

이에 장양 등은 두 태후를 각각 궁으로 돌아가게 설득했습니다.

그날 밤, 하태후는 하진을 불러 오늘의 일을 전하며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하진은 물러나와 삼공(삼정승)을 불러 회의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이른 새벽 조회를 열어 삼공은 조정의 신하들에게 알렸습니다.

 

“동태후는 원래 번국(지방을 다스리는 제후국)의 비였으니 궁중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하간(동태후의 남편이 봉해진 곳)으로 돌아가시는 것이 마땅하니, 속히 궁을 떠나야 할 것입니다.”

이에 하진은 사람을 보내 동태후를 하간으로 이송하고, 동시에 금군을 동원해 표기장군 동중의 집을 둘러싸고 인수를 압수하라 명했습니다.

동중은 상황이 다급해지자 후당에서 스스로 목을 베어 자결했습니다.

그 집안은 곧 장례를 준비하였고, 군사들도 철수했습니다.

 

이후 장양단규는 동태후의 세력이 꺾인 것을 보고, 금은보화와 진귀한 구슬과 애완물을 하진의 동생 하묘와 그의 어머니 무양군에게 바치고, 그들에게 접근했습니다.

하묘와 무양군은 매일같이 하태후를 만나 십상시들을 옹호하는 말을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십상시들이 또다시 황제의 총애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결단 없는 하진, 기회를 놓치다

6월, 하진은 사람을 시켜 동태후를 하간 역 뜰에서 독살하고, 서울로 운구해 돌아와 문릉에 묻었습니다.

이후 하진은 병을 핑계로 장례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사예교위 원소가 하진을 찾아와 말했습니다.

 

“장양과 단규가 외부에 헛소문을 퍼뜨리며, 공이 동태후를 독살해 대사를 꾀하려 한다고 합니다.

지금 이 틈을 타 환관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후에 큰 화가 될 것입니다.

예전에 두무가 환관을 제거하려 했지만 계획이 새어들어 오히려 화를 당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공의 형제가 거닐고 있는 부하 장수들이 모두 뛰어난 인재이니, 그들이 전력을 다한다면 이 일은 손바닥 안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하늘이 준 기회니 놓치지 마십시오!”

하진은 대답했습니다. 

 

“우선 논의해 보겠네.”

이 대화가 장양에게 알려졌고, 장양은 이를 하묘에게 전달하며 뇌물을 더 건넸다. 

하묘는 하태후에게 들어가

 

 “대장군이 어린 황제를 보좌하면서 인자함은 행하지 않고 오로지 살육을 일삼고 있습니다. 

지금 무고하게 십상시를 제거하려 하니, 이는 혼란을 일으키는 길입니다”라고 아뢰었습니다. 

 

하태후는 그 말을 받아들였습니다. 

잠시 후 하진이 태후를 찾아와 환관을 처단하려고 하니 태후는 말했습니다. 

 

“환관들이 금성(궁중)의 대소사를 통괄하는 것은 한나라의 전통입니다. 

선제께서도 막 세상을 떠났는데, 선제의 신하들을 왜 모조리 죽이려 하니까?

이는 종묘를 중히 여기는 일이 아닙니다.” 

 

결단력이 부족했던 하진은 태후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나왔습니다.

 

 

 

외부 영웅 소집에 대한 논쟁

원소가 하진을 맞이하며 물었습니다.

 

“대사를 어떻게 할 것입니까?”

 

하진이 답했습니다.

 

“태후가 허락하지 않으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소.”

 

원소가 말했습니다.

 

“사방의 영웅들을 소집하여 군을 이끌고 도성으로 오게 해서 내시들을 모두 죽이세요.

그렇게 되면  태후도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진이 크게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그것 참 훌륭한 계책이군!”

 

이에 즉시 각지에 격문을 보내어 병력을 도성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주부 진림이 이를 보고 나서며 말했습니다. 

 

“그럴 수 없습니다! 

흔히 눈을 가리고 참새를 잡으려 한다고 작은 존재도 얕잡아 보면 실패하는 법인데, 하물며 국가 대사를 어찌 함부로 결정할 수 있겠습니까?

장군께서는 황제의 위엄을 등에 업고 군권을 쥐고 있습니다.

용맹하게 실행하면 내시들을 제거하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환관들을 죽이는 것은 큰 화로에 뻘건 불울 지피고 머리카락을 태우는 것 같이 쉬운 일입니다.

천둥 같은 결단만 내리시면 누구도 거역하지 못할 것입니다.

외부로 격문을 보내 영웅들을 불러 모으면 각자가 다른 속셈을 품을 것입니다.

이는 창과 방패를 가지고 넘어져서 칼자루를 적에게 넘겨주는 것과 같습니다.

반드시 일을 이룰 수 없고, 오히려 혼란을 불러들이는 것과 같습니다.”

하진은 이를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그것은 겁쟁이의 생각일 뿐이오!” 

 

이때 옆에서 한 인물이 손뼉을 치며 크게 웃고 말했습니다.

 

“이 일은 손바닥 뒤집기만큼 쉬운 일이니, 더 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인물을 보니 바로 조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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