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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 제3화 동탁교세(1)

by 장만리 2024.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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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의 충언과 하진의 오만

 

한날, 조조가 하진에게 나아가 정색하며 말했습니다.

“환관의 재앙은 예나 지금이나 늘 있어왔던 일입니다.

그러나 당대의 군주가 환관들에게 권력을 빌려주고 아첨과 총애로 그들을 높이 대우했기에, 일이 이렇게까지 악화된 것입니다.

그들의 죄를 다스리려면 마땅히 원흉 하나만 제거하면 됩니다.

그 일은 옥리(감옥 관리)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복잡하게 외부의 군대를 불러들이려고 하십니까?

만약 그들을 전부 죽이려고 한다면, 일이 반드시 탄로 날 것이고 계획은 실패할 겁니다.”

조조는 침착하게 말했지만, 하진의 얼굴이 점점 붉어졌습니다. 

그의 성난 눈빛이 불꽃처럼 번쩍였습니다. 

하진은 씩씩거리며 조조를 노려보더니 소리쳤습니다.

맹덕(조조의 자)이여, 네 마음속에도 무슨 사사로운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

이 말을 듣고 조조는 한숨을 내쉬며 뒤로 물러서더니 혼잣말처럼 중얼거렸습니다.

“천하를 어지럽히는 자는 필시 하진일 것이다.”

하진은 이런 조조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몰래 사자(사절)를 보내 황제의 비밀 명령서를 가지고 밤낮없이 달리며 각 지방 군벌에게 전해주도록 했습니다.

 

동탁의 야망, 낙양을 향하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전장군이며 오향후(귀족 작위), 서량자사(서량 지방의 태수)였던 동탁은 처음에 황건적을 토벌하려다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조정에서 이에 대해 논의하던 중, 그의 죄를 다스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동탁은 간사한 술수를 통해 그 위기를 모면합니다. 

그는 황제 곁의 십상시(환관 집단)에게 뇌물을 건네어 죄를 묻지 않게 만든 것이었습니다. 

“정말 교묘한 놈이지,”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을 정도였습니다.

그 후, 동탁은 한발 더 나아가 조정의 유력 인사들과 손을 잡고 지위를 높여 결국 높은 관직에 오르게 됩니다. 

그는 무려 서주와 서량의 20만 대군을 거느릴 정도로 힘을 키웠고, 항상 신하로서의 도리를 저버리고 스스로의 왕국을 세우고자 하는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의 야망은 이미 하늘을 찌를 듯했습니다.

어느 날, 동탁은 황제의 비밀 조서를 받게 됩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그는 흥분과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환호성을 내지릅니다. 

 

“이제야 올 것이 왔군!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지!” 

 

그는 즉시 군사와 말들을 소집하여 대대적인 행진을 준비했습니다.

 그의 사위인 중랑장(황제의 호위대장) 우보에게는 “섬서 땅을 굳게 지켜라.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허락 없이 움직여서는 안 된다!”라고 명령하고, 자신은 이각, 곽사, 장제, 번조 등 신임하는 장수들을 대동하여 직접 군대를 이끌고 낙양으로 진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동탁은 이 행렬의 선두에서 씩 웃으며 생각했습니다. 

 

‘이제 내 시대가 오는구나. 기다려라, 낙양!’

이때부터 그의 여정은 단순한 출정이 아니라, 천하를 손에 넣으려는 위험천만한 여정의 시작이었습니다.

 

 

 

늑대와 함께 춤을, 하진과 동탁의 위험한 선택

동탁의 이야기에는 그의 모사(책략가)인 이유의 활약이 빠질 수 없습니다. 

이유는 단순히 책략을 짜는 자가 아니라, 동탁의 야망을 구체화하는 핵심 인물입니다. 

어느 날, 동탁의 사위인 이유가 동탁에게 은밀히 속삭였습니다.

“지금 비록 황제의 조서를 받았습니다만, 그 사이에 불분명한 것들이 많습니다. 

어찌 사람을 보내어 표(서류)를 올려 명분을 정당하게 하지 않겠습니까?

명분이 뚜렷하고 말이 순조로워야 큰일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을 듣자, 동탁은 크게 기뻐하며 즉시 표를 올렸습니다. 

표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았습니다.

“감히 들으니, 천하가 혼란스럽고 반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모두 황문시랑(고위 환관) 장양 등이 하늘의 도리를 무시하고 조정을 더럽혔기 때문입니다. 

저는 ‘끓는 물에 물을 더하여 끓음을 멈추게 하는 것보다 장작을 치워야 하고, 종기를 터트리는 것이 아프더라도 독을 키우는 것보다는 낫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감히 종과 북을 울리며 낙양으로 들어가 이들을 제거하고자 하니, 사직을 위해서 다행이며, 천하의 복이 될 것입니다.”

하진은 이 표를 받아 들고 대중에게 보였습니다. 

이때, 시어사 정태가 나서서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동탁은 마치 이리와 같은 자입니다. 그를 서울로 불러들이면 반드시 사람들을 해칠 것입니다.”

하지만 하진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습니다.

“너는 의심이 너무 많아서 대사를 논할 만한 그릇이 못 되는구나.”

이 말을 듣고도 정태는 굴하지 않고 자리에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이어 노식이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제가 평소 동탁의 성정을 알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온화해 보이지만 속은 사납고 잔혹합니다. 

그가 도성에 들어오게 되면 반드시 화를 일으킬 것입니다.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야만 불상사가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진은 고집스럽게 두 사람의 충고를 무시했습니다. 

결국 정태와 노식은 참다못해 벼슬을 버리고 떠나버렸습니다. 

이때부터 조정 대신들 중에서도 점점 떠나는 이들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진은 끝내 사자를 보내어 동탁을 영접하기 위해 민지까지 가게 했지만, 동탁은 군사를 모은 채 움직이지 않고 지켜보며 상황을 탐색하고 있었습니다.

 

 

 

환관들의 위기와 하태후의 중재

장양을 비롯한 환관들은 외부 군대가 도성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습니다. 

그들은 긴급히 모여 한숨과 걱정 속에 논의했습니다.

“이것은 틀림없이 하진의 음모다. 우리가 먼저 손을 쓰지 않으면 모두가 멸족의 위기에 처할 것이다!”

급박한 상황에 그들은 칼과 도끼를 든 50명의 비밀 병사들을 장락궁 가덕문 안쪽에 미리 매복시켜 두었습니다. 

그 후 장양은 다른 환관들과 함께 황실의 권력을 쥐고 있는 하태후에게 급히 찾아갔습니다.

“지금 대장군 하진이 거짓 조서를 내어 외부 군대를 도성으로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모두가 죽게 생겼습니다. 마마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어 구해주십시오.”

하태후는 차분하게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들은 대장군의 집으로 가서 죄를 청하라.”

장양은 한순간 그 말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다급하게 외쳤다.

“마마, 만약 우리가 하진의 집으로 간다면 뼈와 살이 가루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마마께서 하진을 입궁하도록 하여 상황을 진정시켜 주십시오. 

만일 하진이 말을 듣지 않는다면 저희는 이 자리에서 마마 앞에서 죽음을 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태후는 그들의 절박한 간청에 한숨을 쉬며 마침내 조서를 내려 하진을 궁으로 부르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진의 과감한 입궁과 충신들의 경고

하진은 태후의 조서를 받자마자 곧 입궁하려 했습니다. 

그때 주부 진림이 다급히 하진을 붙들고 충고했습니다.

“태후의 이번 조서는 틀림없이 십상시들의 계략입니다. 절대 가시면 안 됩니다. 가신다면 반드시 화를 입으실 것입니다.”

하지만 하진은 진림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비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태후께서 친히 나를 부르시는데, 도대체 무슨 화가 있겠다는 것인가?”

이때, 위엄 넘치는 표정으로 나타난 원소가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지금 그들의 음모가 이미 드러났습니다. 상황이 이미 발각된 지금, 장군께서 아직도 궁에 들어가려 하십니까?”

조조도 가세하여 냉철하게 덧붙였습니다.

“먼저 십상시를 불러내고 나서야 들어가셔야 합니다. 그래야 위험을 피할 수 있습니다.”

하진은 비웃으며 말했다.

“그건 어린아이 같은 소견이다. 내가 천하의 권력을 쥐고 있는데, 십상시 따위가 어찌 나를 상대하겠느냐?”

원소는 포기하지 않고 말했다.

“공께서 반드시 가시겠다면, 우리라도 무장한 병사를 거느리고 호위하겠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을 대비해야 합니다.”

결국, 원소와 조조는 각각 정예병 500명을 선발하여 원소의 동생인 원술에게 거느리게 했습니다. 

원술은 갑옷을 입고 전신을 무장한 채로 군사들을 이끌고 청쇄문 밖에 포진했습니다. 

원소와 조조는 칼을 차고 하진을 호위하며 장락궁 앞까지 이르렀습니다.

환관들이 나와 황제의 뜻을 전했습니다.

“태후께서 특별히 대장군만을 부르셨으니, 다른 사람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 말에 원소와 조조는 황궁의 문 밖에서 멈춰 섰습니다. 

하진은 주저하지 않고 당당하게 궁으로 들어갔습니다. 

그의 눈에는 긴장된 빛이 스쳤지만, 여전히 자신의 결단을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하진의 오만과 최후의 순간

 

하진은 자신만만하게 장락궁의 가덕전 문에 이르렀습니다. 

문 앞에서 장양과 단규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진이 한 발짝 더 다가서자, 갑자기 좌우에서 무리가 몰려들어 하진을 둘러쌌습니다. 

하진의 눈에 당혹감이 번졌습니다. 

장양이 굳은 얼굴로 큰소리로 꾸짖었습니다.

동태후가 무슨 죄가 있어 감히 독살했느냐? 

국모의 장례에 병을 핑계로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던 네가! 

본디 너는 술을 팔고 고기를 다루던 하찮은 무리였는데, 우리들이 천자께 너를 추천하여 높은 자리까지 오르게 해 줬다. 

그런데도 은혜에 보답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를 죽이려 하다니!

네가 말한 대로 우리들이 매우 더럽다면, 도대체 누가 깨끗하단 말이냐?”

하진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급히 출구를 찾았지만, 궁문은 이미 굳게 닫혀 있었고 숨겨둔 병사들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장양의 호령과 함께 병사들은 일제히 칼을 뽑아 들고 하진에게 달려들었습니다. 

하진은 꼼짝없이 두 토막으로 베어져 그 자리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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