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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 제8회 연환뇨정(2)

by 장만리 2024.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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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동탁에게 바쳐지다

동탁은 초선의 아름다움을 칭찬하며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 

왕윤은 초선에게 술잔을 올리라고 명령했다. 

동탁이 잔을 들고 초선에게 물었다.
"젊은이는 몇 살인가?"

초선이 대답했다.
"천첩은 이제 겨우 열여섯입니다."

동탁이 웃으며 말했다.
"정말 선녀와 같구나!"

왕윤이 일어나 말했다.
"제가 이 소녀를 태사께 바치고 싶습니다. 받아들여 주실지 모르겠습니다."

동탁이 말했다.
"이렇게 귀한 선물을 주시는데 제가 어떻게 은혜를 갚을 수 있겠습니까?"

왕윤이 말했다.
"이 소녀가 태사를 모실 수 있다면 큰 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동탁은 거듭 감사하며 기뻐했다. 

왕윤은 즉시 수레를 준비하여 초선을 먼저 동탁의 집으로 보냈다. 

동탁도 자리에서 일어나 작별 인사를 했고, 왕윤은 직접 동탁을 승상부까지 배웅한 뒤에야 돌아갔다.

 

여포와 왕윤의 갈등

왕윤이 말을 타고 길을 가던 중, 반쯤 가기도 전에 붉은 등불 두 줄이 길을 밝히더니 여포가 말을 타고 창(방천화극)을 들고 다가왔다. 

여포는 왕윤을 만나자마자 급히 말을 멈추고 왕윤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크게 외쳤다.
"사도께서 초선을 이미 저에게 주겠다고 하시더니, 이제 다시 태사에게 주시다니 사람을 이렇게 조롱하십니까?"

왕윤이 급히 진정시키며 말했다.
"여기서 말할 게 못 됩니다. 제 집으로 가서 이야기합시다."

두 사람은 왕윤의 집으로 갔고, 여포는 말에서 내려 뒷채로 들어갔다. 

인사를 나눈 뒤, 왕윤이 말했다.
"장군께서 왜 이 늙은이를 탓하십니까?"

여포가 말했다.
"누군가 저에게 알리기를, 사도께서 초선을 수레에 태워 승상부로 보냈다고 하더이다. 

이게 무슨 뜻입니까?"

왕윤이 대답했다.
"장군께서 모르셨군요! 

어제 태사께서 조정에서 제게 말씀하시기를, 

'내일 너의 집에 볼 일이 있어 갈 것이다.' 

하셔서 제가 작은 잔치를 준비해 기다렸습니다. 

태사께서 술을 드시는 중에 말씀하시기를, 

'내가 들으니 너에게 딸이 하나 있는데 이름이 초선이라더군. 

이미 내 아들 봉선(여포)에게 허락한 줄 아네. 내가 너의 말이 맞는지 확인하려고 직접 와서 보겠다.' 

하셨습니다. 

 

제가 감히 어길 수 없어 초선을 불러 태사께 인사를 올리게 했습니다. 

그러자 태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오늘 길일이니 내가 곧 이 아이를 데리고 가서 봉선과 결혼시키겠다.'라고 하셨습니다. 

장군께서 생각해 보십시오. 

태사가 직접 오셨는데 제가 어찌 거절할 수 있었겠습니까?"

 

여포의 비밀스러운 갈등

여포가 말했다.
"사도,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잠시 잘못 판단했을 뿐입니다. 

내일 제가 회초리를 지고 와 사죄하겠습니다."

왕윤이 대답했다.
"저의 딸아이가 혼수와 장식이 제법 있으니, 장군의 집에 들를 때 준비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여포는 감사 인사를 하고 떠났다.

다음 날, 여포는 승상부에서 소식을 알아보았지만 아무런 정보도 들을 수 없었다. 

그는 직접 승상부로 들어가 여러 시첩들에게 물었다.
시첩들이 대답하기를,
"어젯밤 태사께서 새 사람과 함께 주무시고 아직 일어나지 않으셨습니다."

여포는 크게 분노하며 동탁의 방 뒤로 몰래 들어가 엿보았다. 

이때 초선은 창문 옆에서 머리를 빗고 있었다. 

창 밖 연못에 길게 드리운 그림자가 비쳤고, 초선이 고개를 돌려 몰래 보니 그것은 바로 여포였다.

초선은 일부러 눈썹을 찡그리며 슬픈 표정을 지었고, 손에 든 비단으로 눈물을 자주 닦았다. 

여포는 한참을 엿보다가 나갔고, 잠시 후 다시 들어왔다.

이때 동탁은 이미 안방에 앉아 있었다. 여포가 들어오자 동탁이 물었다.
"밖에 별일은 없느냐?"

여포가 대답했다.
"별일 없습니다."

그리고 동탁 곁에 서 있었다.

 동탁이 밥을 먹을 때, 여포는 몰래 방 한쪽을 쳐다보았다. 

수놓은 발 뒤로 여자의 그림자가 움직였고, 초선이 살짝 얼굴을 내밀어 눈짓을 보내고 있었다. 

여포는 초선임을 알아차리고 마음이 흔들렸다.

동탁이 여포의 모습을 보고 의심하며 말했다.
"봉선아, 특별히 할 일이 없다면 물러가거라."

여포는 불만을 품으며 방을 나섰다.

 

초선의 눈물, 여포의 갈등

동탁은 초선을 들인 뒤 그녀의 아름다움에 빠져 한 달 넘게 정사를 돌보지 않았다. 

동탁이 가벼운 병에 걸리자 초선은 옷도 벗지 않은 채로 그를 정성스럽게 간호하며 비위를 맞췄고, 동탁은 더욱 초선에게 빠져들었다.

어느 날, 여포가 동탁을 찾아 문안을 드리러 왔을 때 동탁은 잠들어 있었다. 

초선은 침대 뒤에서 몸을 반쯤 드러내 여포를 바라보며 손으로 가슴을 가리키고 다시 동탁을 가리키며 눈물을 흘렸다.

여포는 마음이 부서질 듯했다.

동탁이 몽롱한 눈으로 여포를 바라보니, 그가 침대 뒤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동탁이 몸을 돌려보니 초선이 침대 뒤에 서 있었다. 

동탁이 대로하며 말했다.
"네가 감히 내 애첩을 희롱하느냐!"

동탁은 좌우를 불러 여포를 쫓아내며 앞으로는 집에 들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분노와 슬픔에 찬 여포는 돌아가다 길에서 이유를 만나 이 일을 이야기했다. 

이유는 급히 동탁을 찾아가 조언했다.
"태사께서 천하를 얻으시려는 큰 뜻이 있으신데, 작은 잘못으로 온후(여포)를 책망하시니 만약 그가 변심하면 큰일이 망쳐질 것입니다."

동탁이 물었다.
"어찌해야겠느냐?"

이유가 대답했다.
"내일 그를 불러들여 금과 비단을 내리고 좋은 말로 달래십시오. 

그러면 일이 없을 것입니다."

동탁은 그 말을 따랐고, 다음 날 여포를 불러 말했다.
"내가 병중이라 정신이 흐릿하여 실언했으니 마음에 담지 마라."

동탁은 이어서 금 열 근과 비단 스무 필을 내렸다. 

여포는 감사 인사를 드리고 돌아갔지만, 몸은 동탁의 곁에 있어도 마음은 초선을 향해 있었다.

 

 

초선의 비통한 고백과 여포의 갈등

동탁의 병이 나아 조정에 나가 정사를 논했다. 

여포는 방천화극을 들고 동탁을 수행했다. 

동탁이 헌제와 대화를 나누는 틈에 여포는 창을 들고 조정을 빠져나와 승상부로 달려갔다.

말을 승상부 앞에 묶어놓고, 창을 들고 뒷채로 들어가 초선을 찾았다.

초선이 말했다.
"당신은 뒷정원 봉의정 옆에서 기다리세요."

여포는 창을 들고 곧장 봉의정으로 가서 휘어진 난간 옆에 섰다. 

한참 뒤, 초선이 꽃을 헤치고 버드나무 가지를 스치며 나타났다. 

그녀는 마치 달궁의 선녀 같았다.

초선이 울면서 여포에게 말했다.
"저는 왕 사도의 친딸은 아니지만 친자식처럼 대우받았습니다.

장군을 뵌 뒤 장군의 시첩이 되는 것이 평생소원이라 생각했는데, 태사께서 나쁜 마음으로 저를 더럽히셨습니다.

당장 죽고 싶었지만, 장군과 작별 인사도 못 했기에 치욕을 견디며 목숨을 이어왔습니다.

이제 다행히 만나 소원은 이루었습니다.

이미 더럽혀진 몸으로는 장군을 다시 모실 수 없습니다.

이 자리에서 죽어 제 뜻을 밝히겠습니다!"

초선은 말을 마치자 휘어진 난간을 잡고 연꽃이 가득한 연못으로 몸을 던지려 했다.

 

초선과 여포의 운명적인 이별

여포는 급히 초선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나는 네 마음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어! 

다만 함께 이야기하지 못한 것이 한스럽구나!"

초선이 여포의 옷자락을 잡으며 말했다.
"이 생에서 당신의 아내가 될 수는 없지만, 내세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겠습니다."

여포가 말했다.
"이번 생에서 너를 아내로 삼지 못한다면 나는 영웅이 아니야!"

초선이 말했다.
"저는 하루가 일 년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제발 저를 불쌍히 여겨 구해주세요."

여포가 대답했다.
"나는 지금 몰래 왔으니, 늙은 도적놈이 의심할까 두렵다. 

빨리 가야겠어."

초선이 그의 옷을 붙잡으며 말했다.
"당신이 이렇게 늙은 도적놈을 두려워한다면 저는 영영 햇빛을 볼 수 없겠군요!"

여포가 멈춰 서며 말했다.
"내 천천히 좋은 계책을 세울 테니 기다려라."

그는 말을 마치고 창을 들고 가려했다. 

초선이 말했다.
"저는 깊은 방 안에서 장군의 명성을 우레처럼 듣고 이 시대의 유일한 영웅이라 생각했는데, 도리어 남에게 제재를 받다니 참으로 한스럽습니다!"

초선은 말을 마치고 비처럼 눈물을 쏟아냈다. 

여포는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이 붉어졌고, 창에 기대어 다시 돌아와 초선을 안으며 다정한 말로 위로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꼭 끌어안고 헤어지지 못했다.

 

동탁의 분노, 봉의정의 갈등

한편, 동탁은 궁궐에서 헌제를 모시다가 고개를 돌려 여포가 보이지 않자 의심이 들었다. 

서둘러 헌제에게 작별 인사를 한 후, 수레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도착한 동탁은 여포의 말이 집 앞에 묶여 있는 것을 보고 문지기에게 물었다.
문지기가 대답했다.
"온후(여포)께서 뒷채로 들어가셨습니다."

동탁은 좌우를 물리치고 곧장 뒷채로 들어갔지만 여포와 초선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시첩들에게 물었다.
시첩들이 대답했다.
"초선은 뒷정원에서 꽃을 보고 있습니다."

동탁은 뒷정원으로 가서 찾다가 봉의정 아래에서 여포와 초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여포의 창은 옆에 세워져 있었다.

동탁이 크게 소리쳤다.
"네가 감히 내 애첩과 함께 있느냐!"

여포는 동탁이 온 것을 보고 크게 놀라 몸을 돌려 달아났다. 

동탁은 여포의 창을 집어 들고 그를 쫓아갔다. 

그러나 여포는 빨랐고, 뚱뚱한 동탁은 따라잡지 못했다. 

그는 창을 던져 여포를 공격했지만, 여포는 창을 쳐내 땅에 떨어뜨렸다. 

동탁은 다시 창을 주워 여포를 쫓았지만, 여포는 이미 멀리 달아나 있었다.

동탁이 정원 문을 나서자, 한 사람이 달려와 동탁의 가슴에 부딪혀 그를 넘어뜨렸다.
이 장면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분노가 천 길에 이르렀으나, 거대한 몸은 땅에 쓰러져 한 무더기가 되었다."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아직 알 수 없다. 다음 이야기에서 그 정체를 밝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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