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삼국지연의 제15회 한어병음(3)

by 장만리 2025. 2. 9.
반응형

삼국지연의 제15회 한어병음(3)

손책, 기만전술로 승리를 거두다

 

유요의 군대는 크게 패배했고, 병사들 대부분이 손책에게 투항했다.

손책군은 만여 명의 적장을 참수했다.
유요착융은 더 이상 싸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예장(豫章)으로 달아나 유표에게 몸을 의탁했다.
손책은 승세를 몰아 말릉(秣陵)을 공격했다.
그는 직접 성벽아래까지 나아가 설례에게 항복을 권유했다.
그러나 그 순간, 성 위에서 몰래 쏜 화살이 손책의 왼쪽 다리를 맞혔고, 그는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부하 장수들이 급히 손책을 구출하여 진영으로 후퇴했고, 상처에 약을 발라 치료했다.
이때 손책은 계책을 세웠다.

 

“일부러 ‘내가 전사했다’고 소문을 퍼뜨려 적을 유인하라!”

군사들은 장군의 죽음을 애도하는 척하며 철군을 시작했다.
이에 속아 넘어간 설례 장영 진횡과 함께 성을 비우고 손책의 군대를 추격했다.
그 순간, 사방에서 손책 군의 매복이 일제히 출현했다!
손책이 말을 타고 직접 앞으로 나서며 크게 외쳤다.

 

손랑이 여기 있다!”

적군은 손책이 살아있음을 보고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
장영은 황급히 도망치려 했으나, 진무의 창에 찔려 즉사했다.
진횡장흠이 쏜 화살에 맞아 죽었다.
설례 또한 혼란 속에서 전사했다.
손책은 마침내 말릉을 점령하고 백성들을 안정시킨 후, 다시 정현(涇縣)으로 진격하여 태사자를 사로잡으려 했다.

 

삼국지연의 제15회 한어병음(3)

 

손책, 태사자를 계략으로 생포하다

 

태사자는 정예 병사 2,000여 명을 모아 군대를 재정비하고, 유요의 복수를 위해 출진하려 했다.
이를 알아챈 손책은 주유와 함께 태사자를 사로잡을 계략을 세웠다.
주유가 제안했다.

 

“세 방향에서 공격하고, 오직 동문만 열어둡시다.

 그러면 태사자는 필연적으로 동쪽으로 도망칠 것입니다. 

그리고 성에서 25리(약 10km) 떨어진 곳에 세 갈래 매복을 배치하면, 지쳐서 반드시 붙잡히게 될 것입니다.”

사실, 태사자의 군대는 대부분이 산속 농민 출신이라 전투 경험이 부족했다.
손책은 그날 밤, 진무에게 검은 옷을 입고 단도를 든 채 먼저 성벽을 기어오르게 하여 불을 질렀다.
성 안에서 불길이 치솟자, 태사자는 급히 말을 타고 동문으로 탈출했다.
손책이 뒤에서 추격했지만, 태사자를 일부러 30리(약 12km)까지 쫓아간 뒤 추격을 멈췄다.
태사자는 안심하고 더 멀리 도망쳤지만, 50리(약 20km)를 달린 후 병사들과 말이 모두 지쳐버렸다.

그 순간, 갈대밭에서 갑자기 함성이 울려 퍼졌다.
태사자는 급히 말을 돌려 도망치려 했지만, 양쪽에서 밧줄이 튀어나와 말의 다리를 걸었다.
그는 그대로 땅에 넘어졌고, 결국 손책의 군대에게 생포되었다.
손책은 태사자가 포로로 끌려오자 직접 나와 병사들을 물리고, 스스로 그의 결박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비단 갑옷을 벗어 입혀주며 말했다.

 

“나는 자의(子義, 태사자의 자)가 진정한 사나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유요 같은 우둔한 자가 너를 대장으로 쓰지 못했기에 이런 결과가 난 것이다.”

태사자는 손책의 두터운 대우에 감동하여 마침내 항복을 결심했다.

 

삼국지연의 제15회 한어병음(3)

 

손책과 태사자의 신뢰

 

손책은 태사자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

 

“신정령(神亭嶺)에서 싸울 때, 만약 네가 나를 사로잡았다면 나를 죽였겠느냐?”

태사자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건 알 수 없지요.”

손책은 크게 웃고, 태사자를 장막 안으로 초대하여 윗자리에 앉히고 연회를 베풀었다.
이때 태사자가 말했다.

 

“유요(劉繇)가 방금 패배하여 군사들의 마음이 흩어졌습니다. 

제가 직접 가서 남은 병력을 규합한 뒤 장군을 돕고 싶습니다. 

저를 믿으시겠습니까?”

손책은 자리에서 일어나 감사의 뜻을 표하며 말했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바라던 것이다.

내일 정오까지 돌아오겠다고 약속해 주시오.”

태사자는 이를 흔쾌히 수락하고 떠났다.
그러자 장수들이 손책에게 말했다.

 

“태사자는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손책은 미소를 지으며 단호히 말했다.

 

자의는 의리를 중시하는 사람이다.

반드시 약속을 지킬 것이다.”

그러나 부하들은 여전히 믿지 않았다.



태사자의 귀환과 손책의 강동 평정

 

다음 날, 손책은 진영 입구에 장대를 세우고 태양의 그림자를 보며 약속된 정오를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 정오가 되자, 태사자가 1,000여 명의 병력을 이끌고 돌아왔다.
손책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자의는 과연 신의를 지키는 사내다!”

이를 본 장수들은 모두 감탄하며 손책의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에 감복했다.
이후 손책은 군사를 정비하여 강동을 평정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다스렸다.
그의 명성이 퍼지자 수많은 병사들이 자진해서 투항했고, 백성들도 기뻐하며 손책을 “손랑”이라 부르며 따랐다.
손책 군이 오기만 해도 적군들은 겁을 먹고 도망쳤으며, 그가 점령한 지역에서는 한 명도 약탈을 허락하지 않았다.

“닭과 개조차 놀라지 않았다.”

백성들은 크게 감격하여 소와 술을 가지고 와 손책의 군대를 위로했으며, 손책은 황금과 비단을 보답하며 백성과 병사들에게 신망을 얻었다.
그뿐만 아니라, 유요의 패잔병들 중군에 남고 싶은 자는 받아들이고, 원하지 않는 자는 포상하여 고향으로 돌려보냈다.

이로 인해 강남(江南) 전역에서 손책의 인망이 하늘을 찔렀고, 그의 군세는 날로 강해졌다.
이후 손책은 어머니와 숙부, 동생들을 맞아 곡아(曲阿)로 돌아오게 했고,
동생 손권 주태에게 선성(宣城)을 지키게 하였다.

그리고 직접 군사를 이끌고 남쪽으로 진격하여 오군(吳郡)을 점령하려 했다.



손책, 엄백호의 군대를 격파하다

 

당시 엄백호는 스스로를 “동오 덕왕(東吳德王)”이라 칭하며 오군(吳郡)을 점령하고 있었다.
그는 부장들을 보내 오승과 가흥을 수비하게 했다.

손책이 군사를 이끌고 진격해 오자, 엄백호는 동생 엄여에게 군대를 이끌고 풍교(楓橋)에서 맞서게 했다.
엄여는 긴 도(刀)를 가로세운 채 다리 위에서 손책의 군대를 기다렸다.
한 병사가 이 소식을 손책에게 보고하자, 손책은 직접 출진하려 했다.
그러나 장굉이 간언 했다.

 

“대장은 삼군의 생사를 책임지는 존재이니, 작은 적을 상대하러 직접 나가서는 안 됩니다. 

부디 신중히 행동하십시오.”

손책은 감사하며 말했다.

 

“선생의 말은 황금과 같소. 하지만 내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병사들이 진심으로 따르지 않을까 걱정되오.”

그는 대신 한당을 출전시켰다.
그러나 한당이 다리에 도착하기도 전에, 장흠 진무가 기습을 감행했다.
그들은 작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 다리 아래에서 급습하여 엄백호군을 공격했다.
수많은 화살이 적진을 강타했고, 장흠과 진무는 강변을 따라 올라가 칼을 휘두르며 적을 섬멸했다.

엄여는 이에 크게 당황하여 서둘러 후퇴했다.
이때 한당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군사를 이끌고 창문(閶門, 소주성의 동문)까지 진격했다.
결국 적군은 성 안으로 도망쳤다.

 

태사자의 명궁과 손책의 분노

 

손책은 수륙 양군을 동원하여 오성(吳城)을 포위했다.
3일 동안 성 안에서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고, 손책은 직접 군사를 이끌고 창문(閶門) 밖으로 나아가 성 안의 적들에게 항복을 권유했다.
그때, 성 위에서 한 장수가 왼손으로 성벽의 난간을 잡고, 오른손으로 손책을 가리키며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이 모습을 본 태사자가 조용히 활을 들어 화살을 장전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저자의 왼손을 꿰뚫어 보이겠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활시위가 울렸고, 화살이 정확히 장수의 왼손을 꿰뚫고 난간에 박혔다!
성 안팎의 모든 병사들이 이를 보고 크게 환호했다.
부하들이 급히 그 장수를 구해 내려갔고, 이를 본 엄백호는 크게 두려워하며 말했다.

 

“저들에게 저런 신궁(神弓)이 있으니, 우리가 어찌 이길 수 있겠는가?”

결국 엄백호는 손책과 화친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다음 날, 엄백호의 동생 엄여가 사자로 나와 손책을 만났다.
손책은 그를 장막으로 초대해 술을 대접하며 물었다.

 

“네 형이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가?”

엄여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우리 형제는 강동을 장군과 ‘반씩 나누어’ 다스리고자 한다.”

그러자 손책은 크게 노하며 외쳤다.

 

“쥐 같은 놈이 감히 나와 동등해지려 하느냐!”

즉시 엄여를 처형하라고 명령했다.
엄여는 놀라 칼을 빼 들고 저항하려 했지만, 손책이 먼저 검을 던져 단숨에 그를 쓰러뜨렸다.
그의 머리를 잘라 성 안으로 보냈고, 이를 본 엄백호는 결국 성을 버리고 도망쳤다.

 

 

손책, 엄백호를 추격하다

 

손책은 계속해서 군을 이끌고 엄백호를 추격했다.

황개는 가흥(嘉興)을 함락했고,
태사자는 오승(烏程)을 점령했다.
여러 고을이 평정되었다.
패배한 엄백호는 여항(餘杭)으로 도망가면서도 약탈을 일삼았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분노하여, 토착 무장 능조가 백성들을 이끌고 저항했다.
결국 엄백호 군은 크게 패배하고, 회계(會稽)로 도망쳤다.
이후 능조 부자는 손책에게 귀순했고, 손책은 그를 종정교위(從征校尉)로 임명했다.

손책 군은 마침내 강을 건너 회계를 향해 진격했다.
한편, 회계태수 왕랑은 엄백호를 구원하려 했다.
그러나 이때, 회계 여요(餘姚) 출신의 관리, 우번이 나섰다.
그는 간언 했다.

 

“손책은 의로운 군대를 이끌고 강동을 안정시키려 합니다.
반면 엄백호는 포악한 도적입니다.
차라리 엄백호를 사로잡아 손책에게 바치는 것이 옳습니다.”

그러나 왕랑은 크게 화를 내며 우번을 꾸짖었다.
우번은 깊이 한숨을 쉬고 조용히 물러났다.
결국 왕랑은 엄백호와 연합하여 손책과 맞서기로 했다.
양측 군대는 산음(山陰) 들판에서 대치했다.

손책이 말을 타고 앞으로 나서며 왕랑에게 말했다.

 

“나는 의로운 군대를 일으켜 절강(浙江)을 안정시키려 한다.
그런데 네가 어찌하여 도적을 돕는가?”

왕랑이 격노하며 외쳤다.

 

“네 탐욕은 끝이 없구나!
이미 오군(吳郡)을 차지했으면서 이제 우리 회계까지 빼앗으려 하는가?
오늘 엄백호와 함께 네게 복수를 할 것이다!”

손책과 왕랑의 결전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손책, 왕랑을 포위하다

 

손책왕랑의 도발에 크게 분노하며 전투를 준비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태사자가 말을 몰아 앞으로 나섰다.
왕랑도 즉시 칼을 휘두르며 태사자와 결투를 벌였다.
두 사람은 몇 합을 겨루었으나 승부가 나지 않았다.

이때, 왕랑의 부장 주흔이 돌격하며 왕랑을 지원했다.
그러나 손책 군에서도 황개가 빠르게 돌진하여 주흔과 맞붙었다.
양측의 북소리가 하늘을 뒤흔들며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그러나 그 순간, 왕랑의 후방에서 갑작스럽게 함성이 울려 퍼졌다!

왕랑이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주유 정보가 이끄는 기병대가 측면을 돌파하여 공격해 오고 있었다.
왕랑의 군대는 앞뒤에서 협공을 당하며 순식간에 무너졌다.

결국 왕랑은 엄백호, 주흔과 함께 혈로를 뚫고 도망쳐 성 안으로 후퇴했다.
그들은 급히 성문을 닫고 도개교를 올려 철통같이 방어 태세를 갖추었다.
손책은 이에 굴하지 않고 곧바로 군사를 나누어 사방에서 회계성(會稽城)을 포위했다.

왕랑은 처음엔 맞서 싸우려 했지만, 엄백호가 말렸다.

“손책의 군세는 강력합니다. 지금은 함부로 나가지 말고 깊은 해자를 파고 성벽을 굳게 지키십시오.
한 달만 버티면 저들이 식량이 떨어져 물러갈 것입니다.
그때 기습하면 손쉽게 이길 수 있습니다.”

왕랑은 이를 받아들여 성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결사항전을 준비했다.
손책과 왕랑의 치열한 공성전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손책, 계략으로 왕랑을 유인하다

 

손책은 여러 날 동안 성을 공격했으나 회계성(會稽城)은 좀처럼 함락되지 않았다.
이에 장수들을 모아 대책을 논의하던 중, 숙부 손정이 계책을 내놓았다.

왕랑은 성을 굳게 지켜 쉽게 함락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회계의 군량과 재물 대부분이 차독(查瀆)에 비축되어 있습니다.
그곳은 이곳에서 수십 리 떨어져 있으니, 먼저 그곳을 점령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기습하여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곳을 공격하면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손책은 크게 기뻐하며 외쳤다.

 

“숙부의 계책이 절묘합니다! 

이것으로 적을 반드시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그는 즉시 성 주위 각 문에 불을 지르고, 깃발을 잔뜩 꽂아 마치 공격을 지속하는 듯한 착각을 유발했다.
그리고 군사들을 배치하여 의도적으로 소란을 피우게 한 뒤, 밤을 틈타 조용히 포위를 풀고 철군했다.
이때 주유가 나아와 말했다.

 

“주공께서 이렇게 대군을 움직이면 왕랑이 틀림없이 추격해 올 것입니다.
그때 기병을 매복시켜 적을 기습하면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있습니다.”

손책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는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다. 

오늘 밤이 바로 회계를 점령하는 날이다!”

그는 즉시 군을 이끌고 철야 작전을 감행했다.
손책의 계략이 왕랑을 무너뜨릴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손책, 기만 작전으로 엄백호를 무너뜨리다

 

손책의 군대가 철수했다는 소식을 들은 왕랑은 직접 망루에 올라가 성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불길이 곳곳에서 치솟고, 깃발이 일정하게 정렬된 것을 보고 의심스러워했다.
이때 부장 주흔이 나서며 말했다.

 

“손책이 철수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우리의 추격을 막으려고 일부러 저렇게 꾸민 것입니다.
지금 당장 군을 이끌고 추격해야 합니다!”

그러자 엄백호도 맞장구쳤다.

 

손책이 이대로 물러날 리가 없습니다.
아마도 차독(查瀆)으로 가서 군량을 빼앗으려는 것 같습니다!
내 부대를 이끌고 주 장군과 함께 추격하겠습니다.”

왕랑도 이에 동의하며 말했다.

 

“차독은 우리 군량이 쌓여 있는 중요한 곳이니, 반드시 방비해야 합니다.
그대들이 먼저 가고, 내가 뒤에서 지원하겠소.”

그렇게 해서, 엄백호와 주흔은 5천 명의 군사를 이끌고 손책을 추격했다.
밤이 깊어 초경(初更, 밤 7~9시경)이 되자, 그들은 성에서 20여 리(약 8km) 떨어진 깊은 숲에 도착했다.
그 순간, 갑자기 숲 속에서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시에 수많은 횃불이 일제히 밝혀졌다.
엄백호는 깜짝 놀라 급히 말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
그러나 그 앞을 가로막은 한 장수가 있었다.
그가 횃불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크게 외쳤다.

“나는 손책이다!”

그 순간, 주흔이 칼을 휘두르며 손책에게 돌진했으나, 손책은 단 한 번의 창 격으로 그를 즉사시켰다.
이 광경을 본 엄백호의 군사들은 겁에 질려 모두 항복했다.
엄백호는 가까스로 혈로를 뚫고 간신히 도망쳤고, 다시 여항(餘杭)으로 몸을 숨겼다.
손책의 기만전술은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손책, 엄백호를 제거하고 강동을 평정하다

 

왕랑은 선봉대가 패배했다는 소식을 듣고 더 이상 싸울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는 결국 성을 버리고 바닷가로 도망쳤다.
손책은 이에 대군을 이끌고 다시 회계성(會稽城)으로 돌아왔다.
성을 차지한 그는 백성들을 안정시키고 질서를 회복했다.
그러던 중, 하루도 지나지 않아 한 장수가 엄백호의 머리를 들고 와 손책에게 바쳤다.
손책은 그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는 키가 8척(약 184cm)에 달하는 장신으로, 네모난 얼굴과 넓은 입을 가진 늠름한 장수였다.

손책이 그의 이름을 묻자, 그는 회계(會稽) 여요(餘姚) 출신으로, 성은 동(董), 이름은 습(襲), 자는 원대(元代)라 밝혔다.

손책은 크게 기뻐하며 그를 별부사마(別部司馬, 독립 부대의 지휘관)로 임명했다.
이로써 동쪽 지역은 완전히 평정되었다.
손책은 숙부 손정에게 이 지역을 지키게 하고, 주치를 오군태수(吳郡太守)로 임명한 후, 전군을 이끌고 강동(江東)으로 개선했다.

 

주태, 목숨을 걸고 손권을 구하다

 

손권 주태가 선성(宣城)을 지키고 있던 어느 날, 한밤중에 산적들이 사방에서 습격해 왔다.
급작스러운 공격에 방어할 틈도 없이 적들이 성 안으로 들이닥쳤다.
주태는 즉시 손권을 말에 태우고 피신시키려 했다.
그러나 수십 명의 산적들이 칼을 휘두르며 둘을 에워쌌다.

주태는 갑옷도 입지 않은 채 맨몸으로 싸웠다.
그는 한 손에 칼을 들고 적들을 베어 넘겼으며, 순식간에 열여 명을 처치했다.
이때 한 산적이 말을 타고 창을 겨누며 주태를 공격했다.
그러나 주태는 그 창을 붙잡아 적을 말에서 끌어내린 뒤, 그의 무기와 말을 빼앗아 혈로를 뚫었다.

결국 그는 손권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고, 산적들은 두려워하며 달아났다.
하지만 주태는 전투 중 온몸에 12곳이나 창을 맞아 중상을 입었으며, 상처가 곪아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이 소식을 들은 손책은 크게 놀라며 즉시 치료법을 찾으려 했다.

그때 부장 동습이 말했다.

 

“예전에 해적과 싸울 때 저도 여러 번 창에 찔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회계(會稽)의 현명한 관리인 우번이 한 명의 뛰어난 의사를 소개해 주었고, 그 덕분에 반달 만에 완치되었습니다.”

 

손책이 물었다.

 

“그대가 말하는 우번이 혹시 우중상(虞仲翔)인가?”

동습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손책은 기뻐하며 말했다.

 

“그는 유능한 인재다! 내가 반드시 등용해야겠다.”

그는 즉시 장소 동습을 보내 우번을 초빙했다.
손책은 우번을 극진히 대접하며 그를 공조(功曹, 인재 등용을 담당하는 관직)로 임명했다.
그리고 곧바로 주태의 치료법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우번이 답했다.

 

“그 명의는 바로 패국(沛國) 초군(譙郡) 출신, 성은 화(華), 이름은 타(佗), 자는 원화(元化).
그는 진정한 당대의 신의(神醫)입니다. 제가 직접 그를 모셔오겠습니다.”

손책은 크게 기뻐하며 우번에게 화타를 초빙할 것을 명했다.
손책과 손권, 주태의 운명이  이제 전설적인 명의 화타의 손에 달려 있었다.

 

화타, 주태를 치료하고 손책은 대업을 준비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손책은 명의(名醫) 화타를 직접 만나게 되었다.
그는 어린아이 같은 붉은 얼굴에, 새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신비로운 분위기의 인물이었다.
손책은 그를 상빈(上賓)으로 극진히 대접하며, 주태의 치료를 요청했다.
화타는 상처를 살펴본 후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건 간단한 문제일 뿐이오.”

그는 약을 조제하여 주태에게 투여했고, 한 달 만에 주태의 상처는 완전히 치유되었다.
손책은 크게 기뻐하며 화타에게 후한 보상을 내렸다.
이제 강남은 완전히 평정되었고, 손책은 산적들을 소탕하며 지역을 안정시켰다.
그는 장수들을 각 지역의 요충지에 배치하여 방어를 튼튼히 하고, 한편으로는 조정에 보고서를 올려 자신의 공적을 알렸다.

그러면서 동시에 조조와도 외교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우호를 다졌다.
그리고 마침내, 그동안 빌려준 군대의 대가로 원술에게 옥새(玉璽)를 돌려달라는 서신을 보냈다.
그러나 원술은 이미 스스로 황제가 되려는 야심을 품고 있었다.
그는 손책의 요구를 거절하며 회신을 보냈다.

그리고 즉시 장사 양대(楊大)와, 도독(都督) 장훈(張勳), 대장 기령(紀靈), 교서(橋蕤), 장군 뇌박(雷薄), 진란(陳蘭) 등
30여 명의 장수들을 불러 회의를 열었다.
원술이 말했다.

 

“손책은 내 군대를 빌려 강동을 차지했으면서, 이제 와서 옥새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니 너무 무례하지 않은가?
이제 어떻게 해야겠는가?”

이에 장사 양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손책은 장강(長江)을 끼고 방어하고 있으며, 강한 군대와 넉넉한 군량을 보유하고 있어 지금 공격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니 먼저 유비를 공격하여 지난번 우리를 공격한 것에 대한 복수를 하고, 그 후에 손책을 제거해도 늦지 않습니다.
제가 유비를 당장 잡을 계책을 하나 내놓겠습니다.”

“강동의 호랑이를 놓아두고, 서주의 용을 상대하려 하다니…!”



과연 원술(袁術)이 유비(劉備)를 잡기 위해 내놓은 계책은 무엇일까?
그 전략이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것인가?

그 답은 다음 이야기에서 밝혀질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