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궁, 한윤을 찾아 의도를 파악하다
이튿날, 진궁이 일부러 역관(館驛)으로 가서 한윤을 찾아갔다.
예를 갖추어 인사를 마친 후,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았다.
진궁은 좌우 사람들을 물리친 후, 한윤에게 조용히 물었다.
“대체 누가 이 계책을 내어 원공(원술)과 봉선(여포)을 혼인으로 맺게 하였소?
설마 진짜 목적이 유현덕(유비)의 목을 따려는 것이오?”
한윤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공대(진궁)께서 제발 이 일을 발설하지 말아 주십시오!”
진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입이 무거운 사람이오.
하지만 이 일이 너무 늦어지면, 다른 사람이 눈치채서 중간에 변수가 생길 수도 있지 않겠소?”
한윤이 불안한 얼굴로 물었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합니까?
바라건대, 공께서 가르쳐 주십시오.”
진궁이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내가 봉선(여포)에게 가서 ‘지체 말고 당장 따님을 보내어 혼례를 치르시오’라고 설득하면 어떻겠소?”
한윤은 크게 기뻐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만 된다면, 원공께서 공의 지혜에 깊이 감탄하고 감사해하실 것입니다!”
진궁, 여포에게 혼례 시기를 논하다
진궁은 한윤과 작별한 후, 여포를 찾아가 말했다.
“듣자 하니 공의 따님을 원공로(원술)에게 시집보내기로 하셨다 하니, 참으로 좋은 일이옵니다.
그런데 혼례 날짜는 정하셨는지요?”
여포가 말하기를
“아직 천천히 논의해 볼 생각이오.”
진궁이 여포에게 결혼의 관례를 설명했다.
“예로부터 혼례를 치르는 기간은 신분에 따라 정해져 있습니다.
천자는 혼인을 약속한 후 1년이 지나야 결혼을 합니다.
제후는 6개월,
대부(고위관직)는 한 계절(3개월),
평민은 한 달이 지나면 혼례를 올립니다.”
여포가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여포가 말하기를
“원공로는 하늘이 내린 국보(옥새)를 지니고 있으니, 조만간 황제가 될 터. 그렇다면 천자의 예법을 따르는 것이 옳지 않겠소?”
진궁이 말하기를
“그럴 수 없습니다.”
여포가 말하기를
“그렇다면 제후의 예법을 따르면 되겠소?”
진궁이 말하기를
“그 또한 불가합니다.”
여포가 말하기를
“그렇다면 경(卿)이나 대부(大夫)의 예법을 따르겠소?”
진궁이 말하기를
“역시 불가능합니다.”
여포가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그대는 내가 서민(庶民)의 예법을 따르라는 것이오?”
진궁이 말하기를
“아닙니다.”
여포가 말하기를
“그렇다면 그대의 뜻은 무엇이오?”
진궁, 여포에게 속전속결을 권하다
진궁이 말했다.
“지금 천하의 제후들이 서로 패권을 다투고 있습니다.
공께서 원공로(원술)와 혼인 관계를 맺으면, 다른 제후들이 질투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겠습니까?
만약 결혼 날짜를 멀리 잡는다면, 누군가 우리가 정한 길일을 노려 도중에 복병을 배치해 신부를 빼앗는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금 가장 좋은 방법은 단순합니다.
아예 혼인을 허락하지 않을 거면 그만두고,
이미 허락했다면, 다른 제후들이 알기 전에 신부를 수춘(壽春)으로 보내어 별궁에 머물게 한 후, 길일을 골라 혼례를 올리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여포가 기뻐하며 말했다.
“공대(진궁)의 말이 지극히 옳소!”
곧바로 아내 엄씨에게 가서 알렸다.
그리고 밤새 신부의 혼수품을 준비하고, 값비싼 말과 화려한 수레를 갖추었다.
송헌과 위속에게 한윤과 함께 신부를 호송하도록 명했다.
북소리와 음악이 요란하게 울리는 가운데, 신부 행렬이 성을 떠나 수춘을 향해 출발했다.
진규, 여포에게 찾아가 경고하다
이때 진원룡의 아버지 진규는 집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북소리와 음악 소리가 들려오자, 좌우를 불러 물었다.
진규가 말하기를
“무슨 일이냐?”
신하들이 말하기를
“여포 장군께서 따님을 원공로(원술)에게 시집보내는 혼례 준비 중입니다.”
진규가 깊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것이 바로 ‘소불간친지계(疏不間親之計, 소원한 자가 친한 자를 이간질할 수 없는 계책)’로군.
현덕(유비)이 큰 위험에 처했구나.”
그는 몸이 불편했음에도 불구하고, 병든 몸을 이끌고 여포를 만나러 갔다.
진규, 여포에게 죽음을 암시하다
여포가 진규를 보고 놀라 물었다.
여포가 말하기를
“대부(고위 관직자)께서 어인 일이시오?”
진규가 차분히 대답했다.
“장군께서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조문을 오게 되었소.”
여포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무슨 말씀이시오?
어째서 나를 죽은 사람처럼 말씀하시오?”
진규가 천천히 설명했다.
“지난번 원공로가 황금과 비단을 보내 공을 매수하여 유비를 죽이려 하였으나, 공께서 원문(轅門)에서 극(戟)을 쏘아 맞히는 방식으로 이 일을 해결하셨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갑자기 혼인을 청해 왔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혼인이 아닙니다.
원공로의 진짜 속셈은 공의 따님을 ‘인질’로 삼아, 이후에 유비를 공격하고 소패(小沛)를 점령하려는 것입니다.
소패가 무너지면, 서주(徐州)도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원공로는 조만간 공에게 군량을 빌려 달라거나, 병력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만약 공께서 이를 들어주신다면, 끊임없이 끌려다니며 결국 지쳐버릴 것이고, 다른 제후들의 원한도 사게 될 것입니다.
만약 이를 거절한다면, 원공로는 혼인을 핑계 삼아 전쟁을 일으킬 것입니다.
게다가, 나는 원공로가 황제 즉위를 준비 중이라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만약 그가 반란을 일으킨다면, 공은 반역자의 사위가 되어 천하의 적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과연 천하 사람들이 공을 용납하겠습니까?”
진규의 말에 여포는 얼굴이 굳어졌다.
그의 조언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원공로와의 혼인을 강행할지 그 선택은 여포에게 달려 있었다.
여포, 뒤늦게 진궁을 탓하다
여포는 깜짝 놀라 외쳤다.
"진궁이 나를 속였구나!"
그는 즉시 장요에게 명령했다.
"병력을 이끌고 서둘러 쫓아가라!
30리 밖이라도 반드시 딸을 되찾아오고, 한윤도 함께 붙잡아라!"
장요는 명을 받들어 떠났고, 결국 딸을 되찾아왔으며 한윤까지 붙잡아 감금했다.
그리고 원술에게는 사자를 보내 이렇게 전하게 했다.
"딸의 혼수 준비가 아직 끝나지 않았소.
준비가 완료되면 직접 보내겠소."
그러나 진규는 다시 여포를 설득했다.
"차라리 한윤을 허도로 보내어 조조에게 바치십시오.
그러면 조조도 기뻐할 것이오."
하지만 여포는 망설이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병사가 급히 달려와 보고했다.
"유현덕(유비)이 소패(小沛)에서 군사를 모집하고 말을 사고 있습니다.
무슨 의도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여포는 태연하게 말했다.
"장수라면 당연히 병사를 모으고 말을 사야 하지 않겠는가?
그게 무슨 문제란 말이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송헌과 위속이 다급히 보고를 올렸다.
송헌이 말하기를
"명공(여포)의 명을 받아 산동(山東)으로 가서 좋은 말 300여 필을 샀습니다!"
위속이 말하기를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패현(沛縣) 경계에서 강도를 만나 절반을 빼앗겼습니다!"
여포의 얼굴이 굳어졌다.
송헌이 말하기를
"그런데 수소문해 보니, 이 강도들의 우두머리가 바로 유비의 아우 장비였다고 합니다!
그가 산적으로 위장하여 우리말을 빼앗아 갔다고 합니다!"
여포는 이 말을 듣고 크게 분노했다.
"감히 내 말을 훔쳐? 당장 군사를 모아 소패로 진격한다!"
그는 즉시 군사를 정비하고 소패로 향했다.
이 소식을 들은 유비는 깜짝 놀라며 병사들을 소집했다.
"장비가 또 사고를 쳤구나!
여포가 이렇게 빨리 공격해 올 줄이야!"
그는 다급히 군사를 이끌고 성을 나가 여포를 맞으러 나갔다.
유비와 여포, 전장에서 대면하다
양쪽 진영이 맞서자, 유비가 말을 타고 앞으로 나왔다.
“형장(여포)께서는 무슨 이유로 병력을 이끌고 오셨습니까?”
여포는 손가락질하며 노골적으로 꾸짖었다.
“내가 원문(轅門)에서 화극(戟)을 쏴 맞혀 너의 목숨을 구해 주었거늘, 네놈이 어찌 감히 내 말을 훔쳤단 말이냐?”
유비가 침착하게 답했다.
“제가 군마가 부족하여 사방으로 말을 사들이고 있었을 뿐, 감히 형장의 말을 빼앗을 리 있겠습니까?”
그러나 여포는 비웃으며 말했다.
“네놈이 장비에게 명하여 내 좋은 말 150 필을 강탈하게 해 놓고도 발뺌을 하는군!”
그 순간, 장비가 창을 꼬나잡고 말 위로 뛰쳐나왔다.
“그래, 내가 네 말을 빼앗았다! 그런데 어쩌라고?”
여포는 노기등등한 목소리로 꾸짖었다.
“이놈, 눈을 부릅뜬 도적 같으니! 네가 몇 번이고 나를 업신여겼구나!”
장비도 물러서지 않았다.
“내가 네 말을 빼앗았다고 화를 내는구나?
그러면 네놈이 우리 형님의 서주(徐州)를 빼앗은 건 어찌 된 일이냐!”
두 장수의 기운이 대지를 뒤흔들 듯 강렬했다.
이 싸움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여포와 장비, 치열한 혈투를 벌이다
여포는 방천화극(方天畫戟)을 움켜쥐고 말을 몰아 장비에게 달려들었다.
장비 역시 장창(長槍)을 곧추세우고 맞받아쳤다.
두 장수는 맹렬히 격돌하며 100합 이상을 싸웠으나, 승부가 나지 않았다.
유비는 혹시라도 실수가 생길까 걱정되어 급히 징을 울려 군을 거두고 성으로 철수했다.
그러나 여포는 이에 그치지 않고 군사를 나누어 사방에서 성을 포위했다.
유비는 장비를 불러 꾸짖었다.
“모두 네가 그의 말을 빼앗은 탓이다!
괜히 쓸데없는 일을 벌여 전쟁까지 만들었구나!
도대체 그 말들은 어디에 있는 것이냐?”
장비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모두 사찰(寺院)에 맡겨두었소.”
유비는 즉시 사람을 보내 성 밖으로 나가 여포의 진영을 찾아가 말했다.
유비의 사자가 말하기를
“말을 돌려드리겠으니, 서로 싸움을 그만둡시다.”
여포는 이 말을 듣고 싸움을 멈추려 했다.
그러나 곁에 있던 진궁이 강하게 반대하며 말했다.
“지금 유비를 죽이지 않으면, 훗날 반드시 큰 화를 입을 것입니다.”
여포는 잠시 고민하더니 결국 진궁의 말을 따랐다.
그는 유비의 제안을 거절하고, 더욱 맹렬하게 성을 공격했다.
유비, 허도로 탈출하다
유비는 미축과 손건과 함께 대책을 논의했다.
손건이 말했다.
“조조가 가장 증오하는 자는 바로 여포입니다.
차라리 성을 버리고 허도(許都)로 가서 조조에게 몸을 맡긴 후, 군사를 빌려 여포를 치는 것이 최상의 계책입니다.”
유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누가 먼저 나서서 포위를 뚫겠소?”
그러자 장비가 당당히 말했다.
“제가 죽을 각오로 싸우겠습니다!”
유비는 병력을 배치했다.
장비는 선봉에 서고,
관우는 후방을 맡으며,
유비 자신은 중앙에서 가족과 노약자를 보호하기로 했다.
그날 밤 삼경(자정 무렵), 달빛을 등에 업고 유비 일행은 북문을 통해 탈출했다.
그러나 마침 송헌과 위속의 군대와 맞닥뜨렸다.
장비가 용맹하게 돌격하자, 적들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쳤다.
한편, 뒤늦게 장요가 추격해 오자, 이번에는 관우가 나서서 맞섰다.
유비가 무사히 포위를 벗어나자, 여포는 그를 쫓지 않았다.
그는 성 안으로 들어가 백성들을 안정시키고,
고순에게 소패(小沛)를 수비하도록 명령한 후, 자신은 서주(徐州)로 돌아갔다.
유비, 조조에게 몸을 의탁하다
한편, 유비는 허도(許都)로 도망쳐 성 밖에 진을 쳤다.
그는 먼저 손건을 보내 조조를 만나게 했다.
손건이 말했다.
“유비 장군께서 여포의 추격을 받아 부득이하게 몸을 의탁하러 왔습니다.”
조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현덕과 나는 형제나 다름없소.”
그는 즉시 유비를 성안으로 초대했다.
이튿날, 유비는 관우와 장비를 성 밖에 머물게 하고, 손건과 미축만 데리고 조조를 만나러 갔다.
조조는 유비를 귀한 손님으로 예우하며 맞이했다.
유비는 여포의 배신과 핍박을 상세히 이야기했다.
조조는 듣고 난 후, 단호하게 말했다.
“여포란 놈은 의리가 없는 자다.
내가 아우님과 힘을 합쳐 그를 처단하겠소.”
유비는 깊이 감사하며 절을 올렸다.
조조는 성대한 연회를 베풀어 유비를 환대했고, 밤이 되자 정중히 배웅했다.
그날 밤, 모사 순욱이 조조를 찾아와 말했다.
“유비는 영웅입니다.
지금 제거하지 않으면 훗날 반드시 큰 화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조조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조조, 유비를 살려두기로 결정하다
순욱이 물러난 뒤, 곽가가 들어왔다.
조조가 말했다.
“순욱이 나에게 유비를 죽이라고 권했소. 어떻게 생각하오?”
곽가는 단호히 반대했다.
“안 됩니다.
주공께서는 의병을 일으켜 백성을 구하고 폭정을 제거하셨습니다.
이제 신의를 바탕으로 인재를 불러 모아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람들이 쉽게 따르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유비는 본래 영웅으로 이름난 인물입니다.
비록 지금은 곤궁하여 의탁하러 왔지만, 그를 죽인다면 이는 어진 이를 해치는 일입니다.
천하의 지략가들이 이 소식을 듣고 주공을 의심한다면, 모두 머뭇거리며 오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공께서는 누구와 함께 천하를 평정하시겠습니까?
한 사람의 작은 근심을 없애려다가 온 천하의 인재를 잃는다면,
그것이야말로 크나큰 실책이 될 것입니다.
주공께서는 이 기회를 신중히 고려하셔야 합니다.”
조조는 곽가의 말에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그대의 말이 내 생각과 딱 맞아떨어지는군!”
유비, 예주목으로 임명되다
이튿날, 조조는 표를 올려 유비를 예주목(豫州牧)으로 천거했다.
그러자 이번엔 모사 정욱이 조조를 찾아와 간언 했다.
“유비는 결코 남의 밑에서 오래 머무를 자가 아닙니다.
그러니 차라리 지금 제거하는 것이 낫습니다.”
하지만 조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금은 영웅들을 모아야 할 때요.
한 사람을 죽여 천하의 신망을 잃을 수는 없소.
곽봉효(곽가)도 나와 같은 생각이오.”
결국 조조는 정욱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그 대신 유비에게 병사 3천과 곡식 1만 석을 하사하며, 예주로 가서 부임하라고 명했다.
유비는 예주로 향하면서, 병력을 이끌고 소패(小沛)에 주둔하며, 흩어진 군사들을 다시 불러 모아 여포를 공격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조조에게 사람을 보내, 전략을 함께 논의할 것을 요청했다.
조조, 여포를 달래고 장수를 정벌하다
조조는 직접 군을 이끌고 여포를 정벌하려 하였다.
그러나 그때, 급보가 전해졌다.
“장제가 관중에서 군을 이끌고 남양(南陽)을 공격하다가 유탄에 맞아 전사하였습니다.
그의 조카 장수가 군을 이어받아, 모사 가후를 모시고 유표와 손잡고 완성(宛城)에 주둔하며, 군사를 일으켜 황제를 탈취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조조는 크게 분노했다.
“반역을 꾀하는 자를 용납할 수 없다!
즉시 군을 일으켜 토벌하겠다!”
그러나 조조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내가 직접 장수를 치러 가면, 그 틈을 타 여포가 허도(許都)를 공격할 수도 있겠군…’
그는 순욱에게 계책을 물었다.
순욱이 웃으며 말했다.
“이것은 간단한 문제입니다.
여포는 원래 계책이 없는 인물이라, 눈앞의 이익만 보면 좋아합니다.
그러니 사자를 서주(徐州)로 보내어 그를 평동장군(平東將軍)으로 봉하고, 벼슬과 상을 내리며 유비와 화해하라고 전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여포는 기뻐하며 다른 큰일을 도모할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입니다.”
조조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계책이오!”
즉시 왕칙을 사자로 삼아, 황제의 교서와 화해의 서신을 들려 서주로 보냈다.
동시에 조조는 15만 대군을 일으켜 직접 장수를 토벌하러 나섰다.
군을 세 갈래로 나누어 진격하며, 하후돈을 선봉장으로 삼았다.
그렇게 군마가 육수(淯水)에 이르러 진을 쳤다.
이제, 장수와의 결전이 시작될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