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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 제18회 료적담정(2)

by 장만리 2025.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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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

조조, 여포 토벌을 결심하다

 

순욱이 말하였다.
“곽봉효(곽가)의 열 승 열 패의 말씀이 제 의견과도 꼭 같습니다.
원소의 병력이 비록 많다 해도 어찌 두려울 것이겠습니까?”

곽가가 말하였다.
“서주의 여포야말로 진정으로 큰 근심거리입니다.
지금 원소가 북으로 공손찬을 정벌하러 갔으니, 우리는 마땅히 그가 멀리 원정 간 틈을 타 여포를 먼저 토벌하고 동남 지역을 깨끗이 쓸어버린 뒤에, 그다음에야 원소를 도모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만일 먼저 원소를 치려고 하면, 여포가 빈틈을 타 허도를 침범할 것이니 그 해로움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조조는 이 말을 옳게 여겨, 마침내 여포를 토벌하기로 의논하였다.

순욱이 말하였다.
“먼저 사람을 보내 유비와 약속을 맺고, 회답을 기다려서 군사를 움직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조조가 그 말을 따랐다.

한편으로는 현덕(유비)에게 글을 보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원소를 대장군과 태위로 삼고, 기주, 청주, 유주, 병주 네 주의 군사까지 총지휘하게 하는 명령을 내려 사신을 보내 후하게 대접하였다.

조조는 또한 비밀리에 답서에서,
“공께서 공손찬을 토벌하시면 내가 반드시 도울 것이오.”
라고 써 보냈다.

원소는 편지를 받고 크게 기뻐하며 곧 병사를 출정시켜 공손찬을 공격하였다.

 

여포, 진궁의 충언을 듣지 않다

 

한편, 여포는 서주에서 손님을 맞아 잔치를 벌일 때마다, 진규 부자가 반드시 여포의 덕을 크게 칭송하였다.

진궁은 이를 불쾌히 여겨 때를 봐서 여포에게 고하였다.

“진규 부자는 입으로는 장군을 칭송하지만 그 속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장군께서는 반드시 잘 대비하셔야 합니다.”

여포는 화를 내며 꾸짖었다.
“너는 까닭 없이 모함하여 좋은 사람을 해치려 하느냐!”

진궁은 나와서 깊이 탄식하며 말하였다.
“충언이 먹히지 않으니 우리 무리는 반드시 화를 당할 것이다.”

그러나 차마 여포를 버리고 떠날 수 없었고,
또한 남들이 비웃을까 두려워서 하루 종일 침울하게 지냈다.

 

진궁, 조조의 사자를 붙잡다

 

어느 날, 진궁은 수 기의 기병을 거느리고 소패 근처로 사냥을 나가 울분을 달래고 있었다.
그때 관도(큰길) 위로 역마를 탄 기병 하나가 쏜살같이 달려갔다.
진궁은 의심하여 사냥을 그만두고, 좁은 길로 부하들을 이끌고 뒤쫓아 붙잡고 물었다.

“너는 어느 곳에서 온 사자이냐?”

사자는 진궁이 여포의 부하임을 알아차리고 놀라서 말문이 막혔다.
진궁은 그 몸을 수색하게 하여, 유비조조에게 보내는 비밀 편지를 얻었다.
진궁은 즉시 그 사람과 밀서를 붙잡아 여포에게로 나아갔다.
여포가 그 사자를 문책하니, 사자가 말하였다.

“조 승상께서 저를 보내 유 예주에게 밀서를 전하였고, 이제 회신을 받고 돌아가는 길이 온데, 편지 내용은 저도 모릅니다.”

여포가 편지를 뜯어보니,

“명령을 받들어 여포를 제거하려 하나, 병력이 부족하여 먼저 움직이지 못하고 있나이다.
승상께서 대군을 일으키시면, 제가 반드시 선봉에 서겠습니다.
군사를 정비하고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라고 적혀 있었다.

여포가 보고 크게 노하며 외쳤다.

“조조 도적이 어찌 감히 이럴 수 있단 말인가!”

곧 사자의 목을 베고, 진궁과 장패에게 명하여 태산의 도적 손관, 오돈, 윤례, 창희와 연합하여 동쪽으로 산동의 연주 여러 군을 취하게 하였다.

고순장요에게는 패성을 취하여 유비를 치게 하고, 송헌과 위속에게는 서쪽의 여와 영 땅을 공격하게 하였다.
여포는 스스로 대군을 거느리고 세 갈래로 나누어 그들을 지원하였다.

 

유비, 조조에게 구원을 청하다

 

고순의 군사가 패성으로 출병하여 소패 가까이에 이르렀다는 보고가 유비에게 들어왔다.
유비는 급히 여러 사람과 의논하였다.

손건이 말하였다.
“조속히 허도로 사람을 보내 조조에게 급보를 전해야 합니다.”

유비가 말하였다.
“누가 허도로 가서 급보를 전할 수 있겠소?”

바로 그때, 아래에서 한 사람이 나와 말하였다.
“제가 가겠습니다.”

보니, 유비와 같은 고향 출신인 간 옹이었다.
유비의 막료로서 이름은 간 옹, 자는 헌화였다.
유비는 곧 글을 지어 간옹에게 주고, 밤을 새워 허도로 달려가 조조에게 구원을 청하게 하였다.
그리고 즉시 성을 지키는 준비를 하였다.

유비는 스스로 남문을 지키고, 손건은 북문을, 관우는 서문을, 장비는 동문을 맡았다.
또한 미축으로 하여금 동생 미방과 함께 중앙군을 지키게 하였다.
원래 미축의 누이는 유비의 두 번째 부인이었으므로, 유비는 그들과 처남매부 사이였다.
그래서 중군을 맡겨 처자를 보호하게 하였다.

 

장료, 관우의 말을 듣고 물러나다

 

고순이 군사를 이끌고 소패에 이르러 성을 포위하였다.
유비가 망루 위에서 고순에게 소리쳐 묻기를,

“나와 여포 사이에 원한이 없는데, 어찌하여 군사를 이끌고 왔는가?”

고순이 말하였다.
“그대가 조조와 결탁하여 우리 주군을 해치려 하였다는 것이 이미 드러났으니, 어찌 잡으러 오지 않겠는가!”

고순이 말을 마치고 군사를 휘몰아 성을 공격하였다.
유비는 성문을 닫고 출전하지 않았다.

다음 날, 장료가 병사를 이끌고 서문을 공격하였다.
관우가 성 위에서 장료를 향해 외쳤다.

“공의 기상이 속되지 않았거늘, 어찌하여 도적에게 몸을 맡겼는가?”

장료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관우는 그가 충의로운 기상이 있음을 알아보고 더는 꾸짖지 않고 출전도 하지 않았다.

장료는 군사를 이끌고 동문으로 향하였고, 장비가 성을 나가 맞아 싸우려 하였다.
관우가 급히 동문으로 달려와 보니, 장비는 막 성을 나섰고, 장료의 군사는 이미 물러가고 있었다.

장비가 추격하려 하자, 관우가 그를 불러 입성하게 하며 말하였다.

“그가 겁을 먹고 물러난 것이 아니다.
이 사람의 무예는 그대와 나보다 못하지 않다.
내가 바른말로 감화시키니 스스로 부끄러워 싸우지 않는 것일 뿐이다.”

장비는 그제야 깨닫고, 병사들에게 단단히 성문을 지키게 하였으며 더 이상 출전하지 않았다.

 

 

조조, 동정(東征)을 결정하다

 

한편, 간옹은 허도로 가서 조조를 만나 상세히 상황을 보고하였다.
조조는 곧 중신들을 불러 모아 의논하였다.

“나는 여포를 치려 하나, 원소의 방해는 걱정하지 않소.
다만 유표와 장수가 후방을 침략할까 염려되오.”

순유가 말하였다.
“두 사람은 얼마 전에 막 크게 패하였으니 감히 쉽게 움직이지 못할 것입니다.
다만 여포는 용맹하니 만약 원술과 손을 잡고 회수, 사수 유역에서 날뛰게 되면 일이 급박해져서 치기 어려울 것입니다.”

곽가가 말하였다.
“지금은 그가 막 조조에게서 등을 돌린 때이니, 병사들의 마음이 아직 모이지 않았습니다.
속히 출병하여 토벌해야 합니다.”

조조는 이 말에 따랐다.
하후돈에게 명하여, 하후연, 여건, 이전과 함께 군사 5만을 이끌고 선발대로 삼게 하였다.
조조 자신은 대군을 이끌고 뒤따라 출발하였고, 간옹도 함께 하였다.

고순은 탐마로부터 이 소식을 듣고 급히 여포에게 보고하였다.

여포는 먼저 후성, 학맹, 조성에게 기병 200여 명을 이끌고 고순 접응하게 하고, 패성에서 30리 밖에서 조조 군을 맞이하게 하였다.
여포는 몸소 대군을 이끌고 뒤에서 지원하였다.
유비는 소패성 안에서 고순이 물러나는 것을 보고, 조조 군의 도착을 직감하였다.

곧 손건을 남겨 성을 지키게 하고, 미축과 미방은 식솔을 보호하게 하였다.
자신은 관우, 장비 두 사람과 함께 군사를 거느리고, 성 밖으로 나와 진지를 세워 조조 군을 접응하였다.

 

하후돈, 눈을 뽑아 먹다

 

하후돈은 군사를 이끌고 전진하다가 고순의 군사와 마주쳤다.
하후돈이 창을 들고 말을 달려 나가 맞붙었고, 고순도 맞서 싸웠다.
두 말이 서로 부딪혀 싸우기를 마흔에서 쉰 합을 넘기자, 고순이 버티지 못하고 물러났다.

하후돈이 말머리를 돌려 추격하였고, 고순은 진을 돌아 달아났다.
하후돈이 포기하지 않고 뒤따라가자, 진 위에서 조성이 몰래 활을 당겨 화살을 쏘았다.

화살은 하후돈의 왼쪽 눈을 정통으로 맞혔다.
하후돈은 크게 소리를 지르며 손으로 화살을 뽑았으나, 눈알까지 함께 뽑혀 나왔다.

하후돈이 크게 외쳤다.
“부친의 정기와 모친의 혈액으로 이루어진 것이니 어찌 버릴 수 있겠는가!”

곧 눈알을 입에 넣어 삼키고, 다시 창을 쥐고 말을 몰아 조성을 향해 달려갔다.

조성은 대비하지 못하여, 하후돈의 창에 얼굴을 꿰뚫리고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
양편 군사들이 이를 보고 놀라지 않는 이가 없었다.

 

하후돈, 부상으로 퇴각하다

 

하후돈이 조성을 죽인 뒤, 말을 몰아 진영으로 돌아갔다.
고순이 곧바로 뒤쫓으며 군사를 휘몰아 공격하니, 조조의 군사가 크게 패하였다.
하후연이 형 하후돈을 구호하며 후퇴하였고, 여건 이전도 패잔병을 수습하여 제북으로 물러가 진을 쳤다.

고순은 승세를 타고 군사를 돌려 유비를 공격하였다.
마침내 여포의 대군도 도착하였다.
여포는 장료, 고순과 더불어 군사를 세 갈래로 나누어 유비, 관우, 장비의 세 진지를 동시에 포위 공격하였다.

진정한 난국에 빠진 유비 진영,비록 눈알을 씹은 맹장 하후돈이 용맹하더라도 화살을 맞은 몸으로는 선봉을 오래 맡을 수 없었다.

 

 

현덕(유비)이 이길지 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다음 이야기를 들어가며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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