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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 제2화 편독주환(4)

by 장만리 2024. 11. 2.

영제의 병환과 후사 문제

중평 6년 여름 4월, 영제는 병이 위중해지자 대장군 하진을 불러 후사를 의논하게 했습니다. 

하진은 백정 출신이었지만, 여동생이 궁에 들어가 귀인이 되고 황자 을 낳아 황후가 되었습니다

이에 하진은 권세를 얻고 중책을 맡게 되었습니다. 

황제는 왕미인 또한 총애하여 황자 을 낳았지만, 하황후는 질투심에 왕미인을 독살했습니다.

그래서 황자 협(헌제)은 동태후의 궁에서 자랐습니다. 

 

동태후 영제의 생모로, 해독정후 유장의 아내였습니다.

처음에 11대 황제 환제에게 아들이 없어 해독정후 유장의 아들을 양자로 삼았고, 그가 12대 황제인 영제입니다.

영제가 황위에 오르며 어머니를 궁중으로 맞이하고 태후로 봉한 것이었습니다. 

동태후는 일찍이 황자 협을 태자로 세우라고 권했고, 황제 또한 협을 편애해 세우려 했습니다.

영제의 병이 깊어지자 중상시 건석이 말했습니다. 

 

"황자 협을 세우고자 하시면, 먼저 하진을 제거해 후환을 없애야 합니다." 

 

황제는 이에 동의하여 하진을 궁으로 불렀습니다. 

하진이 궁문에 도착하자, 사마 반은이 다급히 말렸습니다. 

 

"궁에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건석이 공을 죽이려 합니다!" 

 

하진은 깜짝 놀라 급히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조정의 개혁을 위해 나선 원소

하진은 여러 대신을 불러모아 환관들을 모두 제거하고자 했습니다. 

이때 자리에서 한 사람이 일어나 말했습니다. 

 

“환관들의 세력은 이미 충제와 질제 시기부터 싹튼 것이니, 조정의 뿌리 깊게 퍼져 있습니다. 

어찌 모두 제거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비밀이 새어나가면 멸문지화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신중히 결정하시기를 바랍니다.”

 

 하진이 고개를 들어 보니, 이는 바로 전군교위 조조였습니다. 

하진은 꾸짖으며 말했습니다. 

 

“네가 어찌 조정의 큰일을 알겠느냐!”

망설이는 사이, 반은이 달려와 말했습니다. 

 

“황제께서 이미 승하하셨습니다. 

지금 건석이 십상시와 모의하여, 국상을 비밀에 부쳐 발상하지 않고, 거짓 명령으로 국구 하진을 불러들여 후환을 없애고 황자 협을 황제로 세우려 합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자가 와서 하진에게 궁에 어서 들어오라는 명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조조가 말했습니다.

 

 “오늘은 먼저 군주를 바로 세우고 난 후에 환관들을 죽이십시오.” 

 

하진이 말했습니다.

 

 “누가 나와 함께 군주를 세우고 환관을 토벌할 자 있느냐?”

이때 한 사람이 나서며 외쳤습니다. 

 

“정예 병사 5천을 빌려주시면, 관문을 뚫고 들어가 새 군주를 세우고, 모든 환관을 제거하여 조정을 깨끗이 하고 천하를 안정시키겠습니다!”

 

하진이 그를 바라보니, 바로 사도 원봉의 아들로 원외의 조카인 원소, 자는 본초, 당시 사 예교 위였습니다.

하진은 크게 기뻐하며 어가를 지키는 병사 5천 명을 배정해주었습니다.

원소는 전신에 갑옷을 입고 무장한 채 준비를 갖추었습니다.

하진은 하영, 순유, 정태 등 대신 30여 명과 함께 도성으로 들어가 영제의 관 앞에서 태자 변을 황제 자리에 세웠습니다.

 

 

 

 

환관 숙청을 둘러싼 갈등과 배신

모든 관리들이 새로운 황제 변에게 만세를 부르고 절을 마쳤습니다.

원소가 급히 궁으로 들어가 건석을 잡아들였습니다. 

건석은 당황하여 궁궐의 정원으로 달아났으나, 꽃 그늘 아래서 중상시 곽승에게 살해당하고 말았습니다. 

그가 지휘하던 금군들도 모두 원소에게 항복하였습니다. 

원소는 하진에게 "환관들이 서로 결탁했습니다. 오늘 이 기회에 그들을 모두 처단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때 장양 등 환관들은 사태가 심각함을 깨닫고 다급히 하태후에게 달려가 말했습니다.

 

 "처음부터 대장군을 해치려 모의한 사람은 오직 건석 한 사람뿐이며, 저희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대장군이 원소의 말을 듣고 저희까지 모두 죽이려 합니다. 

부디 태후께서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태후는 이를 듣고 "염려 마라. 내가 너희를 지켜주겠다"고 말한 뒤 하진을 불러들였습니다.

태후는 몰래 하진에게 말했습니다. 

 

"나와 너는 미천한 신분에서 출세했으나, 장양 같은 환관들이 아니었다면 어찌 이 부귀를 누릴 수 있었겠느냐? 

이제 건석이 어질지 못하여 이미 처형되었는데, 너는 왜 사람들의 말을 듣고 환관들을 모두 죽이려 하는 것이냐?"

하진은 태후의 말을 듣고 관리들에게 돌아가 말했습니다. 

 

“건석이 나를 해치려 음모를 꾸몄으니 그의 가문을 멸족하겠지만, 나머지 환관들까지 무작정 해치지는 않을 것이다.” 

 

원소는 이에 반발하며 말했습니다. 

 

"만일 풀을 베기만 하고 뿌리를 뽑아내지 않으면, 언젠가 큰 화를 입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하진은 단호히 말했습니다. 

 

"내 뜻은 이미 정해졌으니, 더 이상 말하지 마라." 

 

이에 모두가 물러났습니다.

 

 

 

태후의 고민과 권력 다툼

 

다음 날, 하태후는 하진을 불러 상서 업무를 맡기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관직을 내렸다. 

동태후는 장양 등 환관들을 궁으로 불러 상의하며 말했다. 

 

"하진의 여동생을 내가 처음 중용했지. 이제 그녀의 아들이 황제가 되었으니, 내외의 신하들이 모두 그의 심복이라 위세가 너무 커졌어. 이제 나는 어찌해야 하나?"

장양이 아뢰며 말했다. 

 

"태후께서 친히 정무를 보시고, 조정을 다스리시면 됩니다. 

그리고 황자 을 왕으로 봉하고, 국구인 동중에게 고위직을 맡겨 군권을 쥐게 하십시오. 

또한 저희를 중용하시면 큰 일도 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동태후는 크게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