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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 제5회 삼영전여(2)

by 장만리 2024. 11. 23.

화웅, 포충의 목을 베어 공을 세우다

여러 제후들 중에 제북상 포신은 손견이 이미 선봉에 나선 것을 보고, 그가 첫 공을 빼앗아 갈 것을 염려하여 몰래 그의 동생 포충에게 3천 명의 보병과 기병을 이끌고 지름길로 사수관 아래로 가서 싸움을 걸게 했다. 

이에 화웅은 철기병 500명을 이끌고 관에서 날아 내려오며 크게 외쳤다.

"적장, 도망가지 마라!"

포충은 급히 퇴각하려 했으나, 화웅이 칼을 들어 내려치자 목이 베여 말 아래로 떨어졌다. 

많은 장수들도 생포되었다. 

화웅은 사람을 시켜 포충의 머리를 승상부에 보내며 승전보를 알렸고, 동탁은 화웅을 도독으로 임명하여 그 공을 치하했다.

 

손견과 네 장수의 용맹, 관문 앞에서의 첫 승리

 

손견은 네 명의 장수를 이끌고 곧바로 관문 앞으로 향했다. 그 네 장수는 누구인가?

첫 번째 장수는 우북 평 토은 사람으로, 성은 정(程), 이름은 보(普), 자는 덕모(德謀)였다. 그는 철로 만든 등뼈 모양의 뱀 창을 사용했다.
두 번째 장수는 성이 황(黃), 이름이 개(蓋), 자는 공복(公覆)으로, 영릉 출신이었다. 그는 철로 된 채찍을 무기로 삼았다.
세 번째 장수는 성이 한(韓), 이름이 당(當), 자는 의공(義公)으로, 요서의 영지 출신이었다. 그는 한 자루의 큰 칼을 사용했다.
네 번째 장수는 성이 조(祖), 이름이 무(茂), 자는 대영(大榮)으로, 오 군의 부춘 출신이었다. 그는 쌍칼을 무기로 사용했다.

 

손견은 찢어진 은빛 갑옷을 걸치고 붉은 두건을 두른 채, 고정도(古錠刀)를 들고 꽃갈기를 지닌 말을 타고 있었다. 그는 관문 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외쳤다.

“악한 자를 돕는 필부들아, 어찌 빨리 항복하지 않는가!”

화웅의 부장 호진(胡軫)이 군사 5천 명을 이끌고 관문을 나와 손견을 맞아 싸웠다. 

정보(程普)가 말을 달려 창을 들고 곧바로 호진을 공격했다. 

싸운 지 몇 합 되지 않아 정보가 호진의 목을 찔러 그를 말 아래로 떨어뜨렸다.

손견은 군사를 몰아 관문 앞으로 돌격했다. 

관문 위에서는 화살과 돌멩이가 비처럼 쏟아졌다. 

결국 손견은 군사를 이끌고 양현 동쪽으로 돌아가 주둔하며, 사람을 보내 원소에게는 승리를 보고하고, 원술에게는 군량을 재촉했다.

손견 군의 위기와 화웅의 야간 습격

 

어떤 사람이 원술에게 말하였다.

 

“손견은 강동의 맹호입니다. 

 

만약 그가 낙양을 점령하고 동탁을 제거한다면 이는 이리를 없애고 호랑이를 얻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식량을 주지 않으면 그들의 군대는 반드시 흩어질 것입니다.”

 

원술이 그 말을 듣고 군량과 물자를 보내지 않았다.

손견의 군대는 양식이 떨어지자 내부적으로 혼란에 빠졌다. 

그 상황을 간첩이 사수관으로 보고하자, 이숙이 화웅을 위해 계책을 세워 말하였다.

 

“오늘 밤 내가 군사를 이끌고 좁은 길로 관문을 내려가서 손견의 진영 뒤를 습격하겠습니다. 

장군께서는 그들의 전면을 공격하십시오. 

그러면 손견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화웅이 그 말을 따르고 군사들에게 배불리 먹으라고 명령한 뒤, 밤을 틈타 관문을 내려갔다. 

그날 밤은 달빛이 밝고 바람이 상쾌하였다. 

손견의 진영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한밤중이었다. 

북소리와 함성을 지르며 곧바로 공격을 시작하였다.

손견은 황급히 갑옷을 걸치고 말에 올라탔다. 

바로 화웅과 마주쳤다. 

두 사람이 말을 타고 맞붙어 몇 합을 싸웠으나, 뒤이어 이숙의 군사가 도착하여 진영에 불을 지르며 혼란을 일으켰다.

손견의 군대는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쳤고, 여러 장수들도 뒤엉켜 싸웠다. 

오직 조무가 손견을 가까이 따르며 포위망을 뚫고 탈출하였다. 

하지만 뒤에서는 화웅이 맹렬히 추격해 왔다.

 

손견과 화웅의 야간 추격전

 

손견이 화살을 뽑아 연속으로 두 발을 쏘았으나, 화웅은 이를 모두 피했다. 

세 번째 화살을 쏘려던 손견은 지나치게 힘을 준 나머지 작화궁이 부러지고 말았다. 

결국 그는 활을 버리고 말을 몰아 도망쳤다. 

이를 본 조무가 말하였다.

“주공께서 머리에 쓰신 붉은 수건이 적들에게 눈에 띄어 표적으로 삼기 쉬우니, 그 수건을 벗어 제게 주시면 제가 대신 쓰겠습니다.”

손견은 이에 자신의 붉은 수건을 벗어 조무의 투구와 바꾸어 쓰고, 길을 나누어 달아났다. 

화웅의 군사들은 붉은 수건을 쓴 자만 바라보며 추격했다. 

손견은 이 틈을 타 좁은 길을 통해 무사히 탈출했다.

조무는 화웅의 군사들에게 쫓기며 불타다 남은 집의 뜰 기둥에 붉은 수건을 걸어 두고, 수풀 속으로 몸을 숨겼다. 

화웅의 군사들은 달빛 아래에서 붉은 수건을 발견하고 사방을 둘러싸며 가까이 다가가기를 망설였다. 

결국 활을 쏘아 정체를 확인한 후 붉은 수건을 취하러 나섰다.

이때 조무가 숲 뒤에서 뛰쳐나오며 쌍칼을 휘둘러 화웅을 공격하려 했지만, 화웅은 큰소리로 외치며 조무를 단칼에 베어 말 아래로 떨어뜨렸다. 

화웅은 날이 밝도록 손견의 군사들을 추격하다가, 마침내 군사를 이끌고 사수관으로 돌아갔다.

 

유비의 등장, 공손찬의 지원군 소개

정보, 황개, 한당이 모두 손견을 찾아가 군마를 다시 수습하고 주둔하였다. 

손견은 조무를 잃은 일로 인해 마음 아파하며 그날 밤 사람을 보내 원소에게 이 소식을 알렸다. 

원소는 크게 놀라며 말하기를,

 

“손문대가 화웅에게 패하다니 상상도 못 했소!”

 

라며, 즉시 여러 제후들을 불러 모아 상의하였다. 

여러 사람들이 모두 도착했으나 공손찬만 늦게 왔다. 

원소는 공손찬을 장막 안으로 초청하여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원소가 말하기를,

 

“지난번 포신 장군의 아우가 명령을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군사를 몰고 나가 목숨을 잃었고 많은 군사를 잃게 했소. 

이번에는 손문대가 화웅에게 패하여 예기가 꺾이고 동요하고 있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라고 했다. 

여러 제후들은 모두 침묵하였다.

원소가 눈길을 들어 공손찬 뒤에 서 있는 세 사람을 보니 그들은 용모가 비범하며 모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원소가 묻기를,

 

“공손태수의 등 뒤에 있는 이는 누구인가?”

 

라고 하니, 공손찬이 유현덕을 불러내어 말하기를,

 

“이 사람은 나와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란 형제로, 평원현령 유비입니다.”

 

라고 했다.

 

유비의 등장과 화웅의 위협

조조가 말하기를,

 

“설마 황건적을 무찌른 유현덕이란 말이오?”

 

하니, 공손찬이 대답하기를,

 

“그렇습니다.”

즉시 유현덕에게 인사하게 했다. 

공손찬은 유현덕의 공로와 출신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원소가 말하기를,

 

“한나라 황실의 종친이라니, 자리에 앉으시오.”

 

라고 명하며 자리를 권했다. 

유비가 겸손하게 사양하자 원소가 말하기를,

 

“내가 그대의 이름이나 관직을 존경하는 것이 아니라, 황실의 자손임을 존중하는 것이오.”

유비는 맨 끝자리에 앉았다. 

관우와 장비는 뒤에서 손을 맞잡고 서 있었다.

갑자기 척후병이 보고하길,

 

“화웅이 철갑 기병을 이끌고 사수관을 내려왔습니다. 

그는 긴 장대에 손태수의 붉은 머릿수건을 매달아 진영 앞에서 욕하며 싸움을 걸고 있습니다.”

원소가 말하기를,

 

“누가 나가 싸우겠는가?”

원술의 뒤에서 한 장수 유섭이 나와 말하기를,

 

“소장이 가겠습니다.”

원소가 기뻐하며 유섭을 출전시켰다. 

그러나 곧 보고가 들어오길,

 

“유섭이 화웅과 세 합도 싸우지 못하고 목이 베였습니다.”

이에 여러 제후들이 크게 놀랐다. 

태수 한복이 말하기를,

 

“내게 상장 반봉이 있습니다. 화웅의 목을 벨 수 있을 것입니다.”

원소가 급히 출전하라고 명령했다. 

반봉이 큰 도끼를 들고 말을 타고 나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보고가 들어왔다.

 

“반봉 역시 화웅에게 목이 베였습니다.”

이에 여러 제후들이 얼굴빛을 잃었다.

 

관우, 화웅의 목을 취하겠다고 나서다

 

원소가 말하였다.

 

"안타깝게도 나의 상장 안량과 문추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소. 

이들 중 한 사람만이라도 여기 있었다면 화웅이 어찌 두려울 것이오!"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계단 아래에서 한 사람이 크게 외치며 나섰다.

 

"소장이 가서 화웅의 목을 베어 장막 아래에 바치겠습니다!"

모두가 그를 바라보니, 그는 키가 아홉 자나 되고 수염이 두 자나 늘어졌으며, 봉황 같은 눈과 누에 같은 눈썹, 잘 익은 대추 같은 얼굴에, 목소리는 큰 종소리와 같았다. 

그는 장막 앞에 서 있었다.

원소가 물었다.

 

"그대는 누구인가?"

공손찬이 대답하였다.

 

"이 사람은 유현덕의 아우 관우입니다."

원소가 물었다.

 

"지금 무슨 직책을 맡고 있는가?"

공손찬이 대답하였다.

 

"유현덕을 따라다니며 마궁수를 맡고 있습니다."

장막 안에 있던 원술이 크게 외치며 말하였다.

 

"너는 우리 여러 제후들 가운데 대장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일개 궁수가 어찌 감히 헛소리를 하는가! 

내가 당장 쫓아내야겠다!"

조조가 급히 말리며 말하였다.

 

"공로(袁術)는 진정하십시오. 

이 사람이 이미 큰소리를 친 것은 반드시 용기와 지략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험 삼아 출전하게 해 보십시오. 

만일 이기지 못하면 그때 꾸짖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원소가 말하였다.

 

"일개 궁수를 나가 싸우게 한다면 반드시 화웅의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조조가 말하였다.

 

"이 사람의 풍채가 비속하지 않습니다. 

화웅이 어찌 그가 궁수인 것을 알겠습니까?"

관우가 말하였다.

 

"만약 제가 이기지 못한다면 제 목을 치십시오."

조조는 뜨거운 술 한 잔을 따라 관우에게 건네주며 말하였다.

 

"술을 마시고 말을 타시오."

관우가 대답하였다.

 

"술잔을 내려두십시오. 제가 나갔다가 곧 돌아오겠습니다."

 

관우, 화웅의 머리를 베고 돌아오다


관우가 장막을 나가 칼을 들고 몸을 날려 말에 올라탔다. 

여러 제후들은 진영 밖에서 북소리가 크게 울리고 함성이 크게 일어나는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는 마치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듯하였으며, 산들이 흔들리고 무너지는 것처럼 들렸다. 

모두 크게 놀라며 상황을 살피려는 찰나, 말방울 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관우가 말을 타고 중군으로 돌아왔다. 

그는 화웅의 머리를 들고 와 땅바닥에 내던졌다. 

술잔에 따라놓았던 술은 여전히 따뜻했다.

 

 

관우의 영웅적 승리 - "술이 따뜻할 때 화웅을 베다"

뒷사람이 시로 찬양하여 말하길,

"위세로 하늘과 땅을 진압한 제일의 공적,
원문의 북소리가 둥둥 울린다.
운장은 술잔을 내려놓고 영웅의 용기를 펼쳤고,
술이 따뜻할 때 화웅의 목을 베었다."

 

장비의 외침과 원술의 분노

 

조조가 크게 기뻐하였다. 

현덕(유비)의 등 뒤에서 장비가 나와 큰소리로 외쳤다.

“우리 형님이 화웅의 목을 베었는데, 어찌 이곳에서 멈추고 있단 말인가? 

지금 사수관으로 쳐들어가 동탁을 생포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소!”

이 말을 듣고 원술이 크게 화를 내며 소리쳤다.

“우리 대신들은 아직도 스스로 겸양하고 있는데, 하찮은 현령의 부하가 감히 여기서 무용을 뽐내고 위세를 떨치다니! 

당장 장막 밖으로 쫓아내라!”